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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없이 수용한 지혜들 이면에 숨겨진 억압과 착취: ‘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 리뷰
목차:
- 인트로: 이달의 책 선정 이유
- 서구문명의 지배적 프레임에 대한 재검토
- 과학이라는 프레임: 과학의 오용과 인종주의
- 문자라는 프레임: 문명의 편견과 은폐된 진실
- 법이라는 프레임: 법의 정의와 권력의 관계
- 결론: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들의 이면
- 추천 영화: ‘윈드 리버’와 원주민 이야기
1. 인트로: 이달의 책 선정 이유
이번 달에 소개할 책은 수바드라 다스의 **‘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세상의 핵심 개념들—민주주의, 과학, 법, 시간—이 서구 중심주의에 깊이 물들어 있음을 지적합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이러한 개념들의 기원과 역사적 억압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도전적인 시각을 제공합니다. 단순히 지식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서, 아스라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개념들의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며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는 특히 독자들에게 지금까지 신념을 가져왔던 세계관이 서구적 가치관을 중심으로 짜인 일종의 프레임에 불과할 수 있음을 경고하며, 그러한 프레임의 이면에 숨겨진 억압적인 요소를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서구적 가치관이 전 세계에 널리 퍼진 오늘날, 우리는 종종 그 이면에 존재하는 역사적 폭력과 강요를 잊곤 합니다. 아스라는 이런 현상들이 그저 학문적 담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깊이 스며들어 있음을 강조합니다. 그는 이러한 프레임들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지속적으로 재생산되는지, 그리고 그 결과로 어떤 편견과 억압이 유지되는지 설명합니다.
2. 서구문명의 지배적 프레임에 대한 재검토
지난 몇 세기 동안 서구문명이 주도해온 세계 역사는 우리에게 다양한 형태의 체계와 법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나 법의 지배, 과학의 진보를 흔들리지 않는 진리로 여기지만, 이 책은 그러한 진리들이 억압과 착취의 산물일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서구 중심적 관점에서 형성된 세계사는 특정한 이익집단의 목소리만을 반영한 것일 뿐, 모든 인류의 보편적인 경험을 담아내지 못한 역사라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인도의 혈통을 지닌 영국 학자로서, 서구의 관점을 넘어 인류의 다양한 역사적 경험을 분석하고, 서구 제국주의가 세계에 남긴 자국을 지적합니다. 서구가 만들어낸 여러 개념들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수많은 문화와 공동체들이 억압을 겪고 그들의 목소리는 침묵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아스라는 서구가 세계를 해석하고 그 해석을 보편적 진리로 강요해온 과정을 해부하며, 그 속에 숨겨진 억압적 구조를 파헤칩니다.
또한 서구 문명이 발전시킨 다양한 프레임들이 단순히 지식적 진보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상기시키며, 그러한 프레임들이 전 세계적으로 어떻게 인식되고 적용되었는지에 대한 더 깊은 고찰을 요구합니다. 서구 문명이 전파한 다양한 개념들은 그들이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 중 하나였으며, 이는 오늘날까지도 지속적으로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3. 과학이라는 프레임: 과학의 오용과 인종주의
책의 첫 번째 프레임인 **‘과학’**은 근대 서구 문명을 강력하게 이끈 개념입니다. 하지만 과학은 항상 진리를 위해 사용된 것은 아닙니다. 저자는 오이겐 피셔와 같은 우생학자들의 연구가 20세기 초에 아프리카인들과 혼혈인들의 머리카락을 분류하고 인종적 차이를 증명하려 했던 과학적 오용을 지적합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나치가 인종 차별적 정책을 정당화하는 과학적 근거로 사용되었으며, 다윈의 적자생존 개념 역시 인종주의에 악용되었습니다. 과학이라는 프레임은 진리를 탐구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권력을 가진 자들이 그들의 이념적,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사용된 사례가 많습니다.
이 책은 과학이 결코 중립적이지 않으며, 특정 이념과 결합해 인류의 비극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나치 정권의 인종 청소뿐만 아니라, 제국주의자들이 과학을 이용해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고, 인종 간의 위계질서를 세우려 했던 사례들이 이에 포함됩니다. 과학은 본질적으로 객관적인 것이 아니며, 그 시대의 정치적, 경제적 맥락에서 해석되고 적용된다는 점에서, 우리는 과학적 진리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경계해야 합니다.
오늘날에도 과학적 발견이 자주 정치적 목적에 따라 왜곡되거나, 상업적 이익을 위해 과장되거나, 인종적 편견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아스라는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과학적 진리라고 여겨졌던 것들이 사실상 그 시대의 권력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인공적 산물일 수 있음을 경고합니다. 과학의 권위에 기대어 인류에게 심각한 고통을 안겨준 역사적 사건들이 오늘날에도 반복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4. 문자라는 프레임: 문명의 편견과 은폐된 진실
문자 역시 서구문명의 중요한 프레임으로 다루어집니다. 서구인들은 오랫동안 이집트 상형문자와 같은 비서구 문자를 단순한 상징으로 치부하며, 복잡한 체계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잉카 제국의 기록 방식인 키프를 저열한 기록 체계로 여겼던 서구인의 편견도 조명됩니다. 이와 같이 서구 중심적인 시각은 비서구 문명의 지적 성과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문명 간의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서구의 편견은 이러한 문자 체계가 고도의 복잡성을 지니고 있었음을 무시하게 했습니다. 이를 통해 저자는 문자가 단순히 기록 도구를 넘어 문명과 권력의 작동 방식임을 강조합니다. 문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권력의 표현이자 통제의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서구 문명은 자신의 문자체계가 보편적이며 가장 우수하다는 전제를 깔고, 다른 문명들의 문자체계를 하위 문화로 격하시키려 했습니다.
문자는 단순한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그 문자를 사용하는 이들 사이의 힘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서구 제국주의자들은 자신의 문자와 언어를 강요하며, 그들의 지배를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문자를 활용했습니다. 아스라는 이러한 문자체계의 이면에 존재하는 폭력성을 강조하며,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문자체계 역시 특정한 이념적 틀 안에서 형성된 것임을 상기시킵니다.
문자와 언어는 그 사회의 정체성과 역사를 담아내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구의 제국주의적 침략은 단순한 군사적 침략에 그치지 않고, 비서구 사회의 문자체계와 언어를 파괴하고 지우는 과정에서 그들의 정체성을 억압하려 했다는 점을 밝힙니다. 이는 단순한 문화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그 문자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존재와 정체성을 말살하는 행위였습니다.
5. 법이라는 프레임: 법의 정의와 권력의 관계
법의 정의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저자는 마그나카르타가 귀족들만을 위한 제한적 문서였다는 점을 지적하며, 법의 공정성을 비판합니다. 또한, 체로키 족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통해 서구의 법이 원주민들을 억압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서구 법 체계는 근대 사회를 형성하는 중요한 기반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억압적인 요소가 내재되어 있었으며, 특정 계층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법의 정의는 결국 승리자나 권력자의 입장에서 정의되며, 많은 경우 억압의 수단이 됩니다. 저자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신뢰했던 법의 기원이 폭력적이라는 사실을 고발합니다. 법은 정의와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그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가 많습니다. 체로키 족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법적 판결은 그러한 사례 중 하나이며, 이는 법이 단순히 형식적인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도구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법의 역사는 항상 권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고,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불이익을 당해왔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법적 불평등의 역사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법이 공정하게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환기시킵니다. 법의 진정한 정의는 모든 이들에게 평등하게 적용될 때만 실현될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법은 늘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법을 신뢰하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법의 근본적인 한계를 상기시키며, 법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금 질문하게 만듭니다.
6. 결론: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들의 이면
‘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였던 현대 문명의 주요 개념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과학, 법, 문자와 같은 개념들이 서구 제국주의와 억압의 역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해하는 것은 현대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입니다. 아스라는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인 개념들이 사실상 특정한 권력관계 속에서 형성된 것이며, 그 이면에 감춰진 폭력과 착취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더 깊은 통찰과 비판적 사고를 요구합니다. 우리가 당연시했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고, 그 속에 숨겨진 억압적 구조를 파헤치는 과정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는 더욱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과정입니다. 아스라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의 삶과 세계를 재구성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7. 추천 영화: ‘윈드 리버’와 원주민 이야기
영화 **‘윈드 리버’**는 인디언 원주민들의 척박한 삶을 스릴러 장르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서구 문명이 원주민들에게 남긴 상처와 그들의 절망적인 현실을 탐구하며, ‘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에서 다루는 원주민에 대한 법적 억압과 연결됩니다. 영화는 현대 미국 사회에서 여전히 차별받고 소외된 원주민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법과 정의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 영화는 서구 문명이 남긴 상처가 여전히 치유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며, 동시에 원주민 공동체가 어떻게 법과 제도의 이면에서 고통받고 있는지에 대한 고발로 작용합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고통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억압과 그로 인해 누적된 사회적 불평등을 상징합니다. ‘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과 함께 이 영화를 본다면, 오늘날까지도 계속되는 원주민들의 투쟁과 그들이 겪는 억압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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