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혼인신고에 따른 세금 불이익, 출산율 하락의 악순환 (박종훈의 지식한방, 202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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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합계 출산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국가적 비상사태를 맞고 있습니다. 작년 4분기에는 합계 출산율이 0.65까지 하락해 모두를 놀라게 했으며, 올해는 그보다도 낮아져 첫 0.6대 진입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혼인신고를 하면 오히려 경제적인 불이익을 받는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아이러니합니다. 저출산 문제로 국가가 비상상황에 직면한 지금, 결혼을 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누가 결혼을 서두를까요?

대한민국에서는 결혼과 출산의 연관성이 매우 깊습니다. 대부분 결혼을 한 뒤에 아이를 낳는 문화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혼인신고를 미루거나 하지 않게 되면 출산도 자연스럽게 늦춰집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아이를 낳을 기회를 놓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악순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혼인신고와 관련된 경제적 불이익을 없애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불이익을 초래하는 제도가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혼인신고에 따른 경제적 불이익

1. 디딤돌 대출에서의 소득 기준 문제 내집 마련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는 디딤돌 대출은 대출 기간이 10년에서 30년까지 길게 설정할 수 있고, 대출 금리도 2% 내외로 매우 유리한 편입니다. 그러나 부부합산 연소득이 6천만 원 이하인 경우에만 대출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혼인신고를 한 부부라면 이 기준을 넘기기 쉽습니다. 만약 부부가 각각 3천만 원을 번다면, 단독으로는 중간 소득층이지만 부부합산 소득이 6천만 원을 넘게 되어 대출 자격을 상실하게 됩니다.
2. 버팀목 전세 대출에서의 불이익 전세 대출 역시 결혼한 상태에서는 불리합니다. 부부합산 연소득 5천만 원 이하로 제한된 버팀목 전세 대출도 혼인신고를 하면 부부의 소득이 합쳐져서 기준을 초과하게 되면 대출 자격이 사라집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청년들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도 버팀목 대출을 받아 저렴한 이자로 전세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3. 세금 부담의 증가 만약 혼인신고를 한 부부가 각자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추가로 주택을 취득할 때는 취득세,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금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크게 증가합니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1주택자는 1~3%의 취득세를 내지만, 2주택자가 되면 최대 8%까지 취득세가 올라갑니다.
4. 신혼부부 혜택의 한계 신혼부부 전용 주택 구입 자금 대출은 혼인 기간 7년 이내로 제한되기 때문에, 결혼 후 빠르게 집을 마련할 수 없는 신혼부부는 이러한 혜택을 받을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자마자 집을 살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혼인신고를 미루는 것이 더 유리한 선택이 됩니다.

혼인신고를 늦추는 현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너무나 많습니다. 혼인신고를 늦추고 각자 대출을 받아 집을 사거나 전세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금전적으로 이득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청년들이 혼인신고를 미루고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년 이상 혼인신고를 지연하는 비율이 2014년 5.21%에서 2023년에는 8.15%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으면 단순히 세금이나 대출에서만 유리한 것이 아니라, 한부모 가정 지원금이나 임대주택 혜택 등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결혼을 하고도 혼인신고를 미루게 되는 또 다른 이유가 됩니다. 이로 인해 혼인신고 없이 출생신고를 하는 부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혼인신고의 경제적 불이익, 저출산 문제와의 연관성

혼인신고를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한데, 현재의 구조는 오히려 혼인신고를 하지 않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불이익을 주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저출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제도 개선의 필요성

혼인신고를 미루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제도적인 문제입니다. 정부가 청년들에게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혼인신고를 했을 때 받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오히려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혼인신고를 하면 세금과 대출에서 불리해지는 현재의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출산율 하락은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박종훈의 지식한방을 통해 대한민국의 혼인신고와 관련된 문제점을 살펴보았습니다. 하루빨리 제도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때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더 유익한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