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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과로사'가 내게 남긴 경고

by 작은비움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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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fthMyBTNKlQ

한국 사회는 왜 아직도 사람을 '기계'처럼 대할까?

우리는 종종 "의지력이 부족해서 그래", "죽지 않았으면 된 거 아냐?"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습니다. 이 말들 속에는 무서운 전제가 숨어 있습니다. 인간을 일하는 기계, 고장 나면 부속만 갈아끼우면 된다는 식의 사고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기계가 아닙니다. 피로와 스트레스는 단순히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물리적 '데미지'를 남깁니다.

실제로 '과로사(過勞死)'라는 용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치명적 경고입니다. 일본에서 유래된 이 용어는 WHO와 국제노동기구(ILO)에서도 공식적으로 다룰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 55시간 이상 일하면 과로사의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경고는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합니다.

당신의 출근길은 건강을 갉아먹고 있다

우리는 "일을 많이 해서 힘들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일보다 더 지치는 것이 출퇴근 시간입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평균 출퇴근 시간이 최상위권에 속합니다. 수도권 직장인의 하루 평균 출퇴근 시간은 무려 83.2분, 경기도에서 서울로 통근하는 사람은 하루 168분을 길에서 보내야 합니다.

이런 장거리 통근은 수면 부족, 식습관 파괴, 운동량 감소로 이어지고, 그 결과 정신 건강은 물론 대사 건강까지 악화시킵니다. 실제로 통근 시간이 1분 증가할 때마다 수면 시간은 0.2분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고, 집중력은 저하되며, 만성 피로가 일상을 잠식해갑니다.

과로는 단순한 피곤함이 아니다. 질병이다.

과로는 단순한 피로가 아닙니다. 이는 분명한 의학적, 생리학적 변화로 이어집니다. 교감신경 항진 상태가 지속되며,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고, 이는 면역력 저하, 고혈압, 당뇨, 심장병, 뇌졸중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혈압 증가: 교감신경 항진으로 혈관 내벽 손상 및 고혈압 유발
  • 면역력 저하: 감염에 쉽게 노출되고, 암세포 제거 기능이 약화됨
  • 수면장애: 수면 유지 어려움 → 만성 피로 → 인지능력 저하
  • 충동 조절력 감소: 자극적인 음식, 술, 담배에 의존

실제로 55시간 이상 일할 경우 관상동맥 질환 위험은 13%, 뇌졸중은 35%, 13시간 이상 근무하면 뇌질환 위험이 93%까지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개인의 의지로 이겨내기엔, 시스템이 너무 가혹하다

우리는 자주 '개인의 문제'로 과로를 이야기합니다. "운동해라", "일찍 자라", "정신 차려라". 하지만 문제는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시스템이 문제입니다. 언제 콜이 올지 모르는 병원 근무 환경, 주 3회 이상 36시간 연속 근무를 해야 하는 구조에서 '수면의 질'을 이야기한다는 건 공자님 말씀에 가깝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누구나 몸이 망가집니다. 누구나 실수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실수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다시금 '정신을 차리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건 폭력입니다.

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국가 중 근로시간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주 6일 근무했는데 요즘 젊은 것들은..." 하는 기성세대의 시선은 오히려 현재의 구조적 문제를 은폐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의 금면성 회귀가 아니라, 과로를 막기 위한 구조적 안전망과 문화적 인식의 전환입니다.

  • 장시간 근로 제한
  • 예측 가능한 스케줄
  • 교대제 최소화 및 야간 근무 제한
  • 충분한 휴식 보장
  • 근로자 건강 모니터링 및 정신 건강 상담 지원

결론: 건강하게 일할 수 있어야 선진국이다

사람은 기계가 아닙니다. 고장 나면 수리하면 된다는 식의 태도는 의료, 산업, 교육, 공공행정 등 어떤 분야에서도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됩니다. 일은 줄이고, 돌봄은 늘려야 합니다. 개인의 의지에만 기댄 '정신승리'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 차원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과로사는 누군가의 삶을 조용히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 살아가는 리듬을 다시 설계해야 할 때입니다. 건강한 삶이야말로 가장 큰 성과입니다.


관련 키워드: 과로사, 장시간근무, 출퇴근시간, 교대근무, 스트레스호르몬, 코르티솔, 면역력저하, 뇌졸중위험, 직장인건강, 과로방지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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