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DqDNvE6zVag
1977년 7월 6일, 밴드 핑크 플로이드는 캐나다 몬트리얼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앨범 '애니멀스' 홍보를 위한 투어 '인더 플래쉬'의 마지막 공연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투어 내내 광적인 팬들이 정작 자신들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점, 그리고 대형 스타디움 공연으로 인해 객석과의 거리가 너무 떨어진 점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던 팀의 리더 로저 워터스는 급기야 무대 근처에서 소란을 피우던 팬의 얼굴에 침을 뱉고 맙니다. 그날 밤 로저 워터스는 정신과 의사인 지인과 함께 자신이 겪고 있는 소회와 절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밴드와 관객 사이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벽을 만들어 자신을 고립시키고 싶다는 그의 발언은 2년 뒤 핑크 플로이드의 또 다른 걸작 앨범 'The Wall'을 통해 구체화됩니다.
앨범의 탄생과 주제
'The Wall'은 단순히 노래 여러 곡을 모아 놓은 앨범이 아니라 한 편의 스토리를 들려주는 컨셉 앨범입니다. 주인공인 락스타 '핑크'라는 인물은 로저 워터스와 약물과 정신 이상으로 팀을 이탈한 전 멤버 시드 바렛이 중첩된 이미지인데요. 전쟁으로 사망한 아버지, 어린 시절 자신을 학대한 교사, 자신을 과보호하는 어머니, 외도를 저지른 아내, 그리고 뮤지션을 한낱 부품으로 여기는 음악 산업 등 주변 환경으로부터 숨어버리기 위해 마음의 벽을 쌓아 올리는 과정을 보여주는 한 편의 락 오페라가 바로 'The Wall'입니다.
앨범과 영화의 성공
'The Wall'은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이 3천만 장으로 'The Dark Side of the Moon'에 이어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 중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앨범일 뿐 아니라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앨범 3위 안에 들 정도로 성공적인 작품입니다. 이 앨범과 연관된 영화 역시 빼놓을 수 없죠. 1982년 알란 파커가 감독을 맡고 밴드 붐타운 래츠의 리더이자 무엇보다 1984년 라이브 에이드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밥 겔도프가 주연을 맡은 영화 'The Wall'은 그 강렬한 비주얼로 인해 수많은 컬트 팬을 낳았습니다.
스토리의 시작: 개인의 절망과 고립
영화 'The Wall'의 시작은 비현실적인 비주얼의 호텔 복도가 등장하며 아주 오래된 노래가 흐르는 가운데 시작됩니다. 화면에 흐르는 노래는 1937년에 나온 베라의 'The Boy Clues' 가신데요. 이는 2차 대전으로 아버지를 잃어버린 로저 워터스의 유년기 상실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로저 워터스의 아버지 에릭 플레처 워터스는 1944년 2차 대전 당시 전사하였죠.
노래와 애니메이션: 음악으로 전하는 메시지
앨범 'The Wall'의 첫 번째 곡 'In The Flesh'가 흐르는 가운데 콘서트장에 난입하는 관객과 전장의 아버지가 오버랩 되는데요. 전쟁으로 사망한 아버지와 자신의 음악에 대한 이해보다 그저 자신들을 슈퍼스타로 바라보는 팬들, 이를 통해 로저 워터스는 자신의 페르소나에 한몰되는 뮤지션들을 경계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교육 시스템에 대한 비판: Another Brick in the Wall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1'에서는 어린 핑크가 등장합니다. 전쟁으로 인해 아버지를 잃은 핑크는 점차 자신의 마음의 벽을 쌓아 올리게 되죠. 이 과정에서 체벌로 악명 높은 영국의 보딩 스쿨에 다니며 교육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담은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2'가 흐릅니다. 이 곡은 1980년 3월 22일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라 4주간 정상을 지켰습니다.
어머니와의 관계: 마더
앨범의 또 다른 중요한 곡인 'Mother'에서는 로저 워터스와 데이빗 길모어가 대화 형식으로 부릅니다. 핑크는 어머니에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묻고, 어머니는 아들의 모든 악몽을 현실로 만들어주겠다고 대답하죠. 이는 어머니의 과보호 속에 길들여진 핑크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혼 생활과 배신: 엠티 스페이시스
'Empty Spaces'가 흐르는 가운데 핑크는 점차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며 아내와의 관계도 소원해집니다. 결국 아내의 외도로 인해 절망에 빠지게 되죠. 이 장면에서 핑크의 고립과 절망이 절정에 달합니다.
소비주의와 탐욕: 왓 쉘 위 두 나우
앨범에 수록되지 못한 곡 'What Shall We Do Now'는 소비주의와 탐욕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소비를 통해 형성된 자존감 역시 또 하나의 벽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마무리
지금까지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 첫 번째 부분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방송에서는 나머지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태그: 핑크플로이드, 더월, 앨범리뷰, 로저워터스, 시드바렛, 음악리뷰, 컨셉앨범, 락오페라, 앨범해석, 음악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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