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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맥락으로 이해합니다: 서울대학교 이인아 교수와의 대화
서울대학교 뇌인지과학과의 이인아 교수는 뇌과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의사결정과 감정, 창의성에 대해 흥미로운 통찰을 제시합니다. 그는 "뇌는 맥락으로 세상을 이해한다"는 주제를 중심으로 강연과 책을 통해 인간 뇌의 작동 방식을 설명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의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뇌의 작동 원리를 살펴보겠습니다.
맥락이란 무엇인가?
이 교수는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 중 하나가 바로 "맥락적 정보 처리"라고 설명합니다. 뇌는 모든 정보를 100% 확신하지 못한 채, 애매한 상황에서 "찍는다"는 과정을 거쳐 결정을 내립니다. 이러한 과정을 그는 "퍼펙트 게스(Perfect Guess)"라는 용어로 설명하며, 이는 뇌가 불완전한 정보를 기반으로 최적의 추측을 만들어내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경험한 "오빠 만세"라는 개그가 있습니다. 이는 팝송 가사 "All by myself"를 한국어처럼 들리게 만든 현상인데, 이를 뇌과학에서는 "몬데그린 효과"라고 부릅니다. 이 현상은 뇌가 애매한 자극을 받아들일 때, 기존의 경험과 맥락을 활용해 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나타납니다.
맥락과 감정: 학습된 감정의 역할
이 교수는 감정 역시 학습의 산물이라고 강조합니다. 태어날 때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감정은 기쁨, 슬픔, 공포 등 몇 가지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감정을 학습합니다. 예를 들어, 상갓집의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조용히 해야 한다는 행동은 학습된 맥락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감정은 단순히 우리의 내면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맥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미묘한 표정을 읽고 공감하는 능력은 우리의 인간관계와 사회적 적응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창의성은 어디서 오는가?
창의성에 대해 이 교수는 "맥락을 생성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합니다. 창의적 사고란 기존에 학습한 맥락에서 벗어나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이와 관련해 피카소와 반 고흐 같은 예술가들은 처음에는 고전적인 틀 안에서 학습했지만, 이를 변형하거나 왜곡함으로써 독창적인 스타일을 창조했습니다.
즉, 창의성은 학습된 맥락을 바탕으로 탈맥락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뇌의 유연성에서 비롯됩니다. 이 교수는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고 표현하며, 뇌가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변형시키는 능력이 창의성의 원천임을 강조합니다.
뇌와 인공지능의 차이
이 교수는 인간 뇌와 인공지능의 근본적인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인간의 뇌는 애매한 정보를 빠르게 해석하고, 맥락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립니다. 반면, 인공지능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학습으로 통계적으로만 판단하며, 애매한 자극에 약점을 보입니다.
맥도날드에서 시도된 인공지능 주문 시스템이 실패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다양한 방언과 발음, 시끄러운 환경에서 인공지능이 맥락을 이해하지 못해 엉뚱한 주문을 처리한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인간은 애매한 상황에서도 맥락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정과 맥락적 정보 처리가 중요한 이유
뇌는 감정적 맥락을 바탕으로 정보를 처리합니다. 예를 들어, 상갓집의 분위기를 읽고 적절한 행동을 하거나, 서비스 직종에서 상대방의 표정을 읽고 대응하는 능력은 모두 맥락적 정보 처리의 일환입니다. 이러한 능력은 뇌가 애매한 상황에서도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 왔습니다.
미래 교육과 뇌과학의 역할
이 교수는 미래 교육의 방향에 대해 "맥락적 사고와 탈맥락적 사고를 동시에 키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현재의 주입식 교육 시스템이 인공지능 시대에는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학생들이 독창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어린아이들에게 단순히 책을 읽게 하는 것에서 나아가, 책의 내용을 변형하거나 자신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해보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이는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마무리: 뇌과학이 알려주는 인간의 가능성
이인아 교수의 강연은 뇌과학이 단순히 학문적 지식을 넘어서, 우리 일상과 삶에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인간의 뇌는 맥락적 사고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학습과 창의성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합니다. 이러한 뇌의 가능성을 활용하기 위해, 우리는 기존의 교육과 사고 방식을 재검토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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