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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제

빈 살만의 사우디는 생각보다 가난합니다 (박인식 전문위원) 2023. 11. 5.

by 작은비움 2024.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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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FvOI4ue8XoM&t=7s

 

빈 살만의 사우디: 돈 많은 북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석유 매장량 세계 2위,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로 경제적 부를 누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복잡한 사회적, 경제적 현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 사우디의 실질적인 지도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가 주도하는 경제 개혁과 사회적 변화는 눈부신 발전을 보이는 동시에, 많은 도전 과제와 한계에도 직면해 있습니다.

사우디의 부와 격차

사우디 상류층, 특히 왕족과 고위 공무원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부를 자랑합니다. 사우디 왕족의 사치스러운 삶은 왕국 내외에서 종종 뉴스의 중심이 되곤 합니다. 개인 비행기를 소유하고, 세계 각지에 호화 주택과 저택을 가지고 있으며, 초고가 자동차와 요트를 보유한 이들의 생활은 상위 1%의 삶을 체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우디 상류층의 호화로운 생활 이면에는 많은 사우디 국민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 있습니다.

사우디 국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2만 달러로, 이는 한국의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경제의 규모가 석유산업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국민 대다수는 풍부한 국가 자원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경제 기회를 누리고 있습니다. 더욱이 사우디의 경제가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보다 작다는 사실은 경제적 불평등과 자원의 집중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처럼 사우디는 엄청난 석유 자원을 바탕으로 한 경제적 강국인 동시에, 경제적 격차와 한계를 함께 안고 있는 국가입니다.

석유 의존 경제의 한계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전히 석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국가입니다. 하루 약 1,2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 나라는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로, 석유 수출로만도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우디의 석유 수출은 글로벌 경제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2019년 기준 석유 수출 수익은 약 1,600억 달러였으나, 2021년에는 약 2,600억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석유 가격 변동에 따라 수출 수익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경제의 안정성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석유가 아닌 다른 산업으로의 전환, 즉 경제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석유 매장량은 무한하지 않으며, 세계가 탈탄소화와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석유에만 의존하는 사우디 경제는 지속 가능성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우디 정부는 비전 2030을 통해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다양한 산업을 육성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 과정은 매우 더디고 복잡합니다.

경제 개혁의 어려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비전 2030이라는 야심 찬 계획을 통해 사우디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산업을 발전시키는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관광업,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산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네옴(NEOM)과 더 라인(The Line)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네옴은 미래형 스마트 도시로, 사우디의 경제를 혁신하고 기술과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하려는 사우디의 의지를 상징합니다. 더 라인은 사우디가 상상하는 미래 도시의 모습을 제시하며, 길이 170km에 이르는 이 거대한 도시 계획은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초대형 프로젝트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그 성공 여부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빈부 격차와 외국인 노동자

사우디에는 약 1,880만 명의 자국민과 1,340만 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사우디 경제의 필수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지만, 이들은 주로 저임금 노동을 맡고 있으며,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우디 국민들은 주로 공공 부문에 종사하며, 많은 수가 국가에서 제공하는 혜택과 보조금을 기반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의존을 줄이기 위해 고용 정책을 개혁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상황입니다.

사우디의 높은 청년 실업률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특히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율이 낮았으나, 최근 몇 년간 빈 살만 왕세자가 여성의 사회 진출을 장려하면서 다소 증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우디 국민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외국인 노동자의 저임금 일자리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권력 구조와 정치적 문제

사우디는 사실상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모든 결정을 내리는 절대 군주제 국가입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개혁적인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지만, 동시에 정치적 억압과 권력 집중 문제도 심각합니다. 2017년 리츠칼튼 사건에서 빈 살만은 자신의 정적과 경쟁자들을 숙청하고 권력을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사우디 내에서 반대 세력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왕세자의 정책에 대한 견제나 비판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권력 집중은 경제와 사회 개혁의 속도를 결정짓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빈 살만이 추구하는 현대화와 경제 개혁은 외부 세계에는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많은 억압과 불평등이 존재합니다. 사우디 국민들은 경제적 혜택을 받는 동시에 정치적 자유를 제한받고 있으며, 이는 빈 살만의 개혁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사우디는 돈 많은 북한?

많은 정치 분석가들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돈 많은 북한’에 비유하곤 합니다. 이 비유는 사우디의 정치적 구조와 권력 집중이 북한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사우디는 절대 군주제 국가로, 모든 권력이 왕실에 집중되어 있으며, 정치적 반대나 비판은 철저히 억압됩니다. 이는 북한의 권력 구조와 흡사한 점이 많습니다. 더불어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우디는 외형적으로는 풍요로워 보이지만, 사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사우디 내 경제적 불평등, 외국인 노동자 의존, 그리고 정치적 억압은 북한과의 공통점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물론 사우디는 자원 부국으로서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경제적 부를 가지고 있지만, 정치적 자유와 사회적 다양성 면에서 여전히 북한과 같은 제한을 경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비유가 나오는 것입니다.

결론

사우디아라비아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지도 아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경제적 다각화와 사회적 개혁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과정은 여전히 많은 도전 과제와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사우디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진정한 경제적 자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더 많은 개혁과 변화를 필요로 합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를 줄이고, 사우디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빈 살만의 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지, 아니면 중동의 또 다른 실패 사례로 남을지는 앞으로의 사우디 정책 방향과 국제 정세에 달려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사우디의 경제적 번영이 단순히 자원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지속될 수 없으며, 더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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