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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이 듣던 소리, 왜 싫어하는 사람이 내면 유독 듣기 싫을까?
우리 일상 속에서 무심코 듣는 소리들이 어느 순간 유독 불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에는 그저 지나치던 소리가, 싫어하는 사람이 그 소리를 내면 그 감정이 고스란히 소리에도 전이되어 불쾌해지곤 합니다. 이런 현상은 왜 발생하는 걸까요?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그 이유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우리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분별심과 집착이 그 근원임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불교의 핵심, 분별과 집착
불교에서 설명하는 인간 고통의 본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분별심'이며, 둘째는 '집착'입니다. 분별심이란, 외부의 대상을 경험할 때 그 대상을 좋고 나쁨으로 구분하고 판단하는 마음을 뜻합니다. 분별심 자체는 인간의 본능적 성향이지만, 그것이 곧바로 집착으로 이어지며 고통을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고통은, 실제로 외부의 대상이 불편하거나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집니다.
층간 소음, 분별과 집착의 대표적인 예
층간 소음을 예로 들어보면, 그 소음 자체는 단순한 소리일 뿐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나를 괴롭히는 소음'으로 분별합니다. 더 나아가 그 소음이 다시 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집착을 가지게 되면서, 실제 소리보다 더 큰 괴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외부의 대상이 우리에게 주는 고통보다, 그 대상을 향한 우리의 집착이 더 큰 고통을 만들어낸다는 불교의 가르침과 일치합니다.
유식 사상과 변계소집성
불교의 유식 사상에서 변계소집성(遍計所執性)은 이러한 마음 상태를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변계소집성이란, 외부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왜곡된 방식으로 해석하여 집착하게 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우리 마음이 대상을 해석하고 분별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오류가 고통을 만들어냅니다.
법상 스님은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사람마다 동일한 소리를 들었을 때 반응이 다른 이유는 바로 이 변계소집성 때문이라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층간 소음을 듣는 사람이 각각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그 소리에 대한 분별심과 집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큰 스트레스를 받는 반면, 다른 사람은 일상의 소음으로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즉, 소음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소음에 대한 각자의 해석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괴로움의 근원, 분별된 마음
결국 우리를 괴롭게 만드는 것은 외부의 대상이 아니라 그 대상을 향한 우리의 마음입니다. 누군가가 내는 소리를 싫어하게 되는 이유는, 그 소리가 불쾌해서가 아니라, 그 소리에 대한 우리의 분별과 집착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소리를 특정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그 해석이 마음속에서 괴로움을 만들어냅니다. 그 사람이 싫다는 감정이 그 사람과 연관된 소리에도 반영되어, 소리 자체도 불쾌하게 느껴지게 되는 것입니다.
무분별지(無分別智), 해결책의 시작
법상 스님은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무분별지(無分別智)'를 강조합니다. 무분별지는 모든 것에 고정된 실체가 없음을 깨닫고, 그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지혜를 의미합니다. 분별하지 않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무분별의 상태에 도달하면, 외부의 소리나 현상에 대한 반응 역시 달라지게 됩니다. 더 이상 그 소리에 집착하거나 괴로워하지 않게 되고, 자연스럽게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법상 스님은 "모든 것은 변하고, 그 변화를 인식하는 것에 따라 고통은 줄어든다"라고 가르칩니다. 고통의 근원은 외부가 아닌,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해결책은 무집착
불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우리가 특정 소리를 들을 때 유난히 더 불쾌하게 느끼는 이유는, 그 소리에 대해 우리가 분별하고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이 집착을 내려놓고, 소리를 그저 하나의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연습을 한다면, 그 소리는 더 이상 우리에게 괴로움을 주지 않게 될 것입니다. 무집착의 지혜는 불교적 해탈의 길로 이끄는 중요한 실천이자, 일상에서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맺음말
불교적 관점에서 보면, 고통의 원인은 외부에 있지 않습니다. 층간 소음이나 싫어하는 사람이 내는 소리가 우리를 괴롭게 만드는 이유는 그 소리 자체가 아닌, 그 소리에 대한 우리의 마음, 즉 분별심과 집착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법상 스님의 가르침처럼, 분별과 집착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대상을 받아들인다면, 그 소리는 더 이상 우리에게 고통을 주지 않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결국 우리의 마음을 바로잡고, 집착에서 자유로워지는 데에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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