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주연의 '탈출: Project Silence', 인천공항 106중 추돌사고

지난 5월 21일(현지 시각), 프랑스 칸에서는 이선균 주연의 영화가 2편이나 상영됐습니다. 칸 영화제는 2019년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고 2022년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아 국내 일반인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영화제입니다.

 

올해에는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이 비경쟁 부문에, 김창훈 감독의 '화란'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고, 김태곤 감독의 '탈출' : Project Silence’는 비경쟁 심야 상영 부문, 유재선 감독의 '잠'은 비평가주간에 초청됐습니다. 영화 '잠'과 '탈출' 모두 이선균 씨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습니다.

 

그중에서 제 눈길을 끈 영화는 '탈출'입니다. '탈출'의 내용은 지난 2015년 2월 11일 오전 9시 39분에 발생한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를 연상케 합니다. 당시 이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130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영종대교에 짙게 낀 안개 때문에 서울 방향 3.8 km 지점에서 택시끼리 첫 추돌 후 공항 리무진 버스가 택시 중 한 대를 들이받으면서 추돌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관광버스가 앞서가던 검은색 YF쏘나타 승용차와 기아 K5 택시를 들이받는 삼중 추돌을 시작으로 뒤따라오던 차량들이 연쇄적으로 충돌하면서 모두 106중 추돌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규모에 비하면 사망자가 적지만, 106중 추돌이라는 숫자에 모두 놀라게 됩니다. 영종대교는 그 뒤로도 몇 번의 큰 사고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이 106중 추돌사고가 가장 충격적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EBS Culture & Life, 사선에서 – 생명 최전선 119구조대https://youtu.be/9kNmmIHbkh4

 

영화 '탈출' 줄거리는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한 인플루언서가 노랑 카마로SS 차량을 전속력으로 몰다 전복되고 뒤따르던 수십 대 차량이 연쇄추돌을 일으켜 무려 116명이 안개 자욱한 공항 다리에 고립됩니다. 문제는 그날 공항대교에 '폐기처분' 지시가 떨어져 특수 트레일러에 실려 운반 중이던 특수군견 수십 마리가 함께 갇혔다는 것.

사람 주위를 어슬렁거리던 검은 개들이 마치 약속한 듯이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풀려난 군견을 수습하려 군용 헬기가 투입되지만, 예상대로 추락하며 공항대교 하중을 지탱하는 케이블을 들이받습니다. 케이블이 차례대로 끊어지고 사고 차량에서 유독가스가 흘러나오자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 정원(이선균)은 청와대와 직통하며 시민을 구합니다. 노란 장발 머리에 브리지를 넣은 양아치 렉카 기사(주지훈), 군견에게 '프로그램'을 삽입한 책임자 양박사(김희원)가 대교 위 지옥에서 함께 '탈출'할 동행자가 됩니다.

영화 '탈출 : 프로젝트 사일런스’ 예고편 https://www.youtube.com/watch?v=_qUykjo0c-U

 

영화 ‘'탈출'' 상영 직후 뤼미에르 대극장에선 5분 가까이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칸 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으로 초청받은 이 영화의 수천 명 관객들은 상영이 종료된 새벽 2시 30분에도 지치지도 않고 박수갈채로 김태곤 감독과 명배우들의 작품성에 보답했습니다. 특히 '기생충 배우' 이선균이 환호하는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중개되자 더 큰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습니다. 2019년 '기생충'으로 이곳 뤼미에르 대극장을 찾았던 이선균은 24년 연기 인생에서 또 하나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앞으로도 이선균 배우가 좋은 작품으로 우리에게 기억되기를 바라며, 칸 영화제에서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다려 봅니다.

 

TMI

관람 직후 기립박수는 칸 영화제의 관례라고 합니다. 이는 유럽 공연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통 기립박수라 하면, 앉아서 박수치는 것에는 만족하지 못할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을 때 하는 행위로 인식되어, 종종 한국 작품 상영 후 기립박수를 얘기하는 기사가 보이곤 합니다. 꼭 그 작품이 남다른 뛰어남을 보여서 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칸에서의 기립박수는 영화 제작의 노고에 대한 칭찬의 의미, 존경의 의미 등 영화 외적 요소가 적용된다고 합니다.

 

 

참고자료

 

나무위키, 칸 영화제

나무위키,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

매일경제, 김유태 기자, 2023.5.22, 주연작품 2편 상영, 일요일 칸은 '이선균 데이'

 

칸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https://www.festival-cannes.c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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