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조정 시 연금청구권 포기와 부제소 합의, 그 문구에 숨은 진짜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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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조정이 '마무리'가 되려면 꼭 들어가야 하는 문구들

이혼소송의 대부분은 재판이 아닌 조정 절차로 마무리됩니다. 격렬한 감정 싸움과 긴 소송을 피하고, 당사자 간의 합의를 통해 해결하는 조정은 빠르고 효율적인 수단이지만, 그만큼 주의할 점도 많습니다.

특히 조정조서에 들어가는 문구 중 "분할연금청구권 포기", "각자의 연금은 각자 수급", **"향후 일체의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거의 모든 조정에서 기본으로 포함되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서명했다간 나중에 큰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분할연금청구권 포기, 왜 조정조서에 항상 들어갈까?

조정조서에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문장이 포함됩니다:

"원고와 피고는 각자의 연금을 각자 수급하고, 상대방에 대한 분할연금청구권을 포기한다."

이 문장의 핵심은, 상대방의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과 같은 공적 연금에 대해 일절 청구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분할연금청구권은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법률로 보장된 권리입니다.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이면 이혼 후 상대방의 연금 중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만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판결로 이혼할 경우, 이 권리는 법원의 판단 없이 연금공단에 청구하는 방식으로 행사됩니다.

하지만 조정으로 이혼할 경우, 조정조서에 "포기한다"는 문구가 들어가면 이 권리를 법적으로 행사할 수 없게 됩니다. 즉, 상대방이 군인연금이나 공무원연금처럼 금액이 큰 연금을 가지고 있는 경우, 포기 문구에 서명하면 평생 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 됩니다.

상대방이 연금을 갖고 있고 나는 연금이 없다면, 이 부분은 단순히 조정의 한 문장이 아니라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 쟁점입니다.

포기할 바엔? 그만큼 재산분할에서 더 받으세요

실무에서는 이 연금청구권 포기를 조건으로 재산분할을 조율합니다. 연금을 가진 쪽은 연금이 노후의 핵심 수단이므로 쉽게 양보하지 않으려 하고, 반대쪽은 그만큼 더 받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조정 전에 "연금 포기 대신 재산분할 2천만 원 추가 지급" 같은 협상이 이루어지는 겁니다.

그러니 조정에서 연금청구권을 포기할 생각이라면 반드시 그 가치를 감안해 전체 합의금을 재조정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서류상 문구가 아닌, 노후 생계와 직결된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부제소 합의"란? 모든 분쟁을 여기서 끝내자는 약속

두 번째 중요한 문구는 바로 이겁니다:

"향후 위자료, 재산분할, 손해배상 등 사건 혼인 및 이혼과 관련된 일체의 재산상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한다."

이 문장은 법률 용어로 부제소 합의라고 불립니다. 의미는 단순합니다. "이 조정으로 모든 재산 문제는 끝났으니, 다시는 민사, 형사, 가사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습니다."

이 조항이 없으면, 이혼 후 "사실 결혼생활 중 내가 3천만 원 빌려준 게 있는데 그건 돌려받아야겠다"며 대여금 청구 소송을 다시 낼 수 있게 됩니다. 또는, 이혼 중간에 배우자가 재산을 빼돌린 것을 근거로 형사 고소를 할 수도 있죠.

하지만 조정의 취지는 이런 모든 분쟁을 한 번에 종결하는 것입니다. 이혼과 관련된 모든 금전적, 법률적, 형사적 갈등을 여기서 마무리하자는 것이죠.

그래서 조정조서에 이 문장이 들어가지 않으면 판사는 다시 확인합니다. "조정의 본질을 이해 못하고 계신 거 아닌가요?"라며 조정 자체를 거부하기도 합니다.

조정에서 이 문구를 빼고 싶어 한다면?

드물게 조정을 하면서 "부제소 합의 문구는 빼 주세요"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요? 쉽게 말해, 조정은 조정대로 하고 나중에 형사고소나 민사소송을 따로 할 계획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태도는 조정의 기본 정신과 맞지 않습니다. 실제로 어떤 변호사가 조정 중 부제소 합의 문구를 빼달라고 요청해 판사가 조정을 중단시킨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조정이란 본래 모든 분쟁을 정리하는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결론: 조정은 간편하지만, 문구 하나가 인생을 좌우한다

조정으로 이혼을 하면 여러 이점을 누릴 수 있습니다. 신속한 처리, 감정적 소모 최소화, 협의의 유연성 등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 숨겨진 문구 하나, 특히 연금 포기와 부제소 합의는 향후 수천만 원의 권리 행사 여부와 직결됩니다.

따라서 이혼조정을 앞두고 있다면 다음을 꼭 점검하세요:

• 상대방의 연금이 있다면 분할청구권 포기를 쉽게 결정하지 말 것
• 포기할 경우, 그 가치만큼 재산분할 협상에서 반영할 것
• 부제소 합의가 포함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관련된 형사나 민사 건이 있다면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

이 문장 하나가 내 노후를, 내 권리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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