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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항공사는 어떻게 돈을 벌까? | 비행기의 경제학
많은 항공사들이 요금을 다양화하고 프리미엄 전략을 세울 때 한 천재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합니다. 비행기를 이동수단 그 자체로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테고, 그 사람들에게 더 싼 비행기 티켓을 제공하면 조금 더 불편하더라도 충분히 감내하고 타게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허브 켈러라는 남자는 1967년 저가항공사의 원적격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을 만들게 됩니다.
사우스웨스트는 이후 항공업계 각종 전설 같은 기록을 남기며 지금도 가장 성공한 항공사 중 하나이며 경영대학교에서 무조건 나오는 단골 소재이기도 한데요. 사우스웨스트의 영향을 받아 이후 1984년에는 라이언 에어, 1995년에는 이지젯 같은 전설적이면서도 악명 높은 저가 항공사들이 생기게 되었죠.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항공사들을 로우코스트 캐리어(LCC)라고 부르게 되면서 기존 방식으로 운영되는 항공사들은 풀 서비스 캐리어(FSC)로 명칭을 부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FSC를 국적기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특히나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같은 항공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항공사가 아니기 때문에 잘 표현입니다.
저가 항공사의 운영 방식
저가항공사들은 어떻게 비용을 낮출까요? 먼저 저가공사에서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비행기의 기종을 단일화시키는 방법입니다. 비행기의 기종을 단일화시키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보잉 737 기종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는 회사입니다.
이렇게 한 가지로 비행기를 통일하면 파일럿은 다른 기종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보잉 737 하나만 어떻게 조정하면 되는지 알면 되죠. 그래서 교육기관이 엄청나게 짧아집니다. 승무원이나 다른 직원들도 똑같습니다.
- 기종 하나만 완벽하게 알고 있으면 되기 때문에 일일이 열종이 넘는 비행기 기종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 또 비행기의 유지보수도 똑같은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비공들도 트레이닝 기간이 상당히 짧아집니다.
비용 절감을 위한 기내 서비스 축소
저가항공사들은 웬만한 옵션을 다 빼버립니다. 비행기에 모니터 같은 건 사체일 뿐입니다. 좌석을 뒤로 젖힐 수 있는 옵션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좌석에 주머니도 없습니다.
또, 가장 가벼운 플라스틱 소재를 이용한 좌석을 골라 무게를 가볍게 해서 연비까지 챙기게 되죠. 옵션만 삭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웬만한 기내 서비스는 다 삭제됩니다.
- 흔히 중간에 비행에서 제공되는 음료나 식사 등의 서비스도 제공되지 않습니다.
- 만약 이런 서비스를 원한다면 추가로 돈을 내야 하죠.
인건비 절감 전략
저가 항공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인건비를 아낍니다. 많은 저가항공사들은 승무원들이 비행기가 도착하면 직접 청소를 합니다. 앞좌석의 주머니가 없는 이유는 주머니를 뒤지고 채울 시간이 줄어야 청소를 재빠르게 끝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거기다 체크인 카운터에도 최소한의 인력만 배치합니다. 모바일로 알아서 체크인을 하거나 프린트로 티켓을 집에서 뽑아오지 않으면 체크인 요금을 따로 받는 것도 최대한 사람들이 카운터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거죠.
효율적인 비행 스케줄
비용을 낮추는 방법은 효율적인 비행 스케줄을 만드는 건데요. 먼저 지역 공항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우리가 알만한 공항들은 이미 포화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 공항들은 비행기가 들어오고 나가는데 상당히 비싼 비용을 부과합니다.
그래서 저가항공은 인기 없는 지역공항을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영국을 갈 때 거의 무조건 볼 수밖에 없는 라이언 에어를 살펴보죠. 런던의 대표 공항인 히드로 공항은 유럽에서도 공항세가 가장 비싼 곳 중 하나입니다.
라이언 에어는 런던 북쪽에 위치한 스탠스테드 공항에 가서 협상을 시도합니다. 우리 이쪽으로 비행기 다 오게 할 건데 가격 좀 잘해줘봐 라고요. 지역공항 같은 경우 이런 제안을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환승 시스템의 부재
저가항공사들은 대부분 환승이라는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환승이라는 게 항공사 입장에서는 시스템 구축하는 것도 어렵고, 짐도 연결해서 붙여줘야 하고 직원들도 많이 써야 하고 연결 편이 늦어지면 덩달아 주의 비행기도 연착되고 상당히 까다로운 일이거든요.
이렇게 할 바에 차라리 포인트 투 포인트로만 이동해서 최대한 많은 비행을 하는 게 저가 항공사로는 이득이죠. 그래서 해외여행 갈 때도 저가 항공사를 끼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자성어를 자주 보게 됩니다: 자가 환승.
좌석 배치와 탑승 시간 단축
사우스웨스트 같은 경우에는 좌석표도 없이 그냥 선착순으로 좌석을 뒤에서부터 채워버리는데, 이런 것도 탑승 시간을 줄여 더 많은 비행 스케줄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전략이죠.
이렇게 보면 정말 별것 아닌 것 같은데도 상당히 많은 전략들이 숨어있는데요. 하지만 같은 저가항공사라도 직원들이 손님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뉩니다.
저가 항공사의 평판
예를 들어 사우스웨스트항공은 50여 년 가까이 연속극제를 기록하면서도 평판이 좋은 항공사로 남아 있는데 반해, 라이언 에는 정말 어쩔 수 없이 타는 항공사로 유명하죠.
예전에 제가 유럽 처음 갔을 때 라이언 에어의 비행기를 1만원 정도에 구입했는데, 비행기 티켓 프린트 안해 가고 수하물 무게 추가되고 기내 가방 무게까지 재는 바람에 20만원이 넘는 추가요금을 냈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결론
개인적으로 국내에 저가항공사들은 전 세계에 어딜 가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유럽 저가항공 타면 정말 돈 더 내고 FSC 탈 거야 하는 생각이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사우스웨스트 창업자 허브 켈러는 운영할 때 단 하나의 질문으로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 결정이 항공사의 비용을 낮추는데 유용한 결정인가? 여러분이 좋아하는 저가 항공사는 무엇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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