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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

폭설 속에서 만난 변산반도의 진짜 매력, 그날의 여행기

by 작은비움 2025.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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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pa-GJX5VYA

눈꽃 가득한 내소사, 겨울이면 꼭 가야 할 이유

서울에 눈 한 점 없던 날, 변산반도는 마치 다른 나라처럼 새하얀 세상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아침 6시 50분 강남터미널에서 출발한 버스는 2시간 50분 만에 부안터미널에 도착했고, 이후 내소사행 버스를 타고 눈 내린 내소사를 향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펼쳐진 내소사 전나무 숲길. 500미터 길이의 숲길은 하얀 눈과 푸른 전나무가 어우러져 한 폭의 수묵화처럼 다가왔습니다. 겨울에도 푸른 전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눈, 그리고 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터널형 길은 마치 캐나다의 설산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대웅보전은 단청이 바랜 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고요한 아름다움을 전했습니다. 꽃무늬 창살, 목조건축의 정수로 불리는 대웅보전은 국보로 지정될 만한 이유를 충분히 보여줬습니다.

바다와 함께 즐기는 ‘밥도둑’ 꽃게장, 칠산꽃게장

내소사를 내려와 들른 곳은 바로 칠산꽃게장. 살이 꽉 찬 암꽃게, 고소한 간장, 그리고 비린내 없는 깔끔한 양념은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특히 게딱지에 밥을 비벼먹는 그 맛은 정말 ‘밥도둑’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황홀했습니다.

고소한 내음, 부드럽고 쫀득한 게살, 짭조름한 간장의 균형. 그야말로 ‘고급스러운 밥도둑’. 미묘하게 발효된 듯한 맛이 감칠맛을 더했고, 게살과 알이 입안에서 녹듯 퍼지며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곰소항에서 만난 겨울 바다와 젓갈의 진수

칠산꽃게장을 뒤로하고 곰소항으로 이동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젓갈 시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바지락젓, 새우젓, 멸치젓, 조개젓 등 다양한 젓갈이 즐비했고, 갓 잡은 해산물이 바로바로 젓갈로 가공되어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그중 바지락젓을 구입했는데, 깊고 진한 맛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곰소염전은 눈 덮인 풍경과 어우러져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습니다. 일본강점기에 만들어진 이 염전은 겨울에도 그 존재감을 드러내며, 흰 눈이 마치 소금처럼 펼쳐져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여행의 의외의 즐거움, 슬지제빵소의 찐빵과 커피

버스를 놓쳐 우연히 들른 슬지제빵소는 이번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찐빵은 밀크크림, 통팥 등 다양한 맛이 있었고, 소금커피는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풍미로 혀끝을 자극했습니다. 찐빵을 와플기에 눌러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는 독특한 디저트는 단순한 베이커리가 아닌, ‘기억에 남는 맛집’이었습니다.

슬지제빵소는 아버지 세대부터 이어진 찐빵 기술을 아들이 계승해 만든 2대째 가게였고, 그 스토리마저도 따뜻하게 다가왔습니다.

여행의 마무리는 부안시장의 변산횟집에서

마지막 식사는 부안시장의 변산횟집. 이곳에서 맛본 것은 바로 물맹이탕(물맹이 생선탕)이었습니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이 생선은 고운 육질과 부드러운 식감, 담백한 국물로 속을 확 풀어줬습니다. 맵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은 깔끔한 국물은 해장용으로도 손색없었습니다.

결론: 버스를 놓쳐서 더 풍성했던 하루

처음엔 단순히 내소사 설경만 보려 했던 하루였지만, 버스를 놓치면서 새로운 장소와 맛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계획하지 않았던 여정이 오히려 더 풍성했던 하루, 그 안에서 만난 꽃게장, 찐빵, 젓갈, 그리고 물맹이탕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겨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눈 오는 날 내소사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곰소와 부안 시내까지 함께 둘러보세요. 단순한 관광을 넘어 진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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