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1일, 인터넷 유튜브 언론사인 '시민언론 더탐사'는 일본 외무성 간부와 아사카와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 사이에 나눈 녹취록을 공개했습니다. 이 녹취록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안정성에 대한 IAEA 최종 보고서가 일본의 로비로 인해 일본의 입맛에 맞게 수정되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더탐사 1차 보도 https://www.youtube.com/watch?v=jrM0mw8gp-Y 2023.6.21
일본 외무성 반박 보도자료
이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일개' 한국의 인터넷 채널의 의혹 보도에 몇 시간 만에 공식 반박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한국 인터넷 매체의 보도는 사실무근이며 가짜 뉴스 유포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일본 외무성 공식 보도자료 https://www.mofa.go.jp/press/release/press1e_000443.html, 2023.6.22
Regarding media report of a meeting with an alleged senior official of the Ministry of Foreign Affairs on the handling of ALPS t
June 22, 2023 On 21 June, some foreign media reported about a document of unknown origin, which states that an alleged senior official of the Ministry of Foreign Affairs said that the Government of Japan had made a political donation of more than 1 million
www.mofa.go.jp
하지만 더탐사의 보도내용에 대해서는 무엇이 문제이고 잘못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반박은 하지 못했습니다. 최소한 '아사카와'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의 일정을 말하며, 알리바이를 제공할 수도 있었지만, 보도자료에 이러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습니다.
더탐사 후속 보도 내용
더탐사가 27일 후속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더탐사는 '조세티(Jorseti)라는 가명 제보자의 제보를 통해 아래의 내용을 사실로 확인해 줬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100만 유로 이상의 뇌물 제공
일본 외무성이 IAEA 최종 보고서(6월 말 발표 예정)를 6월 15일 이전에 받아 엄청난 수정을 했음
오염수를 '처리수'로 명칭 변경
(저장탱크의 오염수 검출) 스트론튬 90이 기준치를 (3만 배) 넘음
삼중수소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문구 추가
익명의 제보자(Jorseti)가 더탐사에 보내온 내용(원문 : 영어, 한글 번역본 첨부)
“친애하는 강 기자님과 시민언론 더탐사 여러분.
저는 한국어를 모르지만, 당신들의 IAEA에 대한 방송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진실을 추구하고 어둠을 밝히려는 여러분의 용기와 노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일본 외무성과 일본 언론이 이 문제를 부인하고 있지만, 저는 문서에서 공개된 정보가 사실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과 일치하는 많은 세부 사항이 언급되었습니다. 미즈노와 프리먼의 비밀 협상, 100만 달러가 넘는 정치적 기부금, 스트론튬-90이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 등. 당신들의 방송이 일본 외무성을 놀라게 해서 그들이 그렇게 강한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또한 참고로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1. MOFA(일본 외무성)는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여러 차례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모든 공무원에게 허가 없이 언론 인터뷰를 하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2. 외무성은 자신들과 IAEA가 뇌물스캔들에 연루되는 것을 막기 위해 IAEA와의 모든 사적 대화 기록을 삭제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IAEA와 IOC대한 뇌물죄에 또 걸릴 수 없다’고 외무성 고위 관계자가 말했습니다.
3.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의 6월 말 일본 방문 일정은 아직 조정되지 않았으며, 외무성은 "그로시의 일본 방문은 현 사태를 이유로 연기될 수 없다"라고 합니다.
4. 미즈노, 프리먼, 그로시가 위원회 밖에서 많은 비밀스러운 의사소통을 했습니다. IAEA 전문가 그룹의 구성원들은 문서에 언급된 세부 사항을 알지 못했으며, 그들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IAEA 보고서의 최종 버전을 미리 받았습니다. 이 보고서는 이달 말에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그들은 많은 수정 작업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일본 정부가 결정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더 많은 정보를 찾고 있으니 업데이트가 있으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본 측에서 "허위 정보"라고 강조할 때 진실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최종 보고서에 대해 강조하고 싶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6월 15일 이전에 IAEA로부터 이 보고서를 비밀리에 받았습니다. 이 사안이 공표된다면 일본 정부와 IAEA의 관계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가 될 것입니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IAEA COMPREHENSIVE REPORT ON ALPS TREATED WATER AT FUKUSHIMA DAI-ICHI NUCLEAR POWER STATION*"(후쿠시마 제1 핵발전소 ALPS 처리수 종합보고서)이며 요약, 소개 및 배경, 기본 안전 원칙 준수 평가, 안전 요건 준수 평가 등 6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요구 사항, 모니터링, 분석 및 확증 부록/부록까지도요.
보고서를 처리할 때 일본 정부는 대규모 수정을 요구했습니다. 예를 들어 "오염된 물"을 "처리된 물"로 바꾸고, "ALPS 처리수의 방사선 노출"에서 "방사선"이라는 단어를 제거하고, "OBT는 83개의 어류 모니터링 샘플에서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등입니다.
일본 외무성은 IAEA를 매수함으로써 처음부터 보고서 정보를 입수하여 보고서 작성에 깊이 참여하고, 정부의 생각에 따라 보고서를 맞춤화하며 IAEA가 핵폐수방류를 승인하도록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이 보고서의 존재를 알고 있는 이유입니다.
여러분의 취재와 보도가 저에게 진실을 말할 용기를 주었습니다. 이 순간 저는 진실과 빛을 선택하고, 양심에 따라 행동하고 도덕적인 결정을 내립니다. 여러분은 전 세계에서 이 사실을 아는 최초의 언론매체일 수 있습니다. 진실을 찾는 당신의 발걸음을 멈추지 마십시오. 저는 여러분에게 무한한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힘내시길!”
출처 : 굿모닝충청(http://www.goodmorningcc.com)
일본의 2020년 도쿄 올림픽 뇌물 사건
일본이 국제기구에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최근 조사를 받고 있는 사항으로는 일본 올림픽 위원회(JOC) 관계자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거액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입니다. 현재 이 사건은 일본에서 재판 진행 중이고, 피의자는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입니다.
Deepening Tokyo Olympics bribery scandal casts shadow over 2030 bid, 10/09/2022
Deepening Tokyo Olympics bribery scandal casts shadow over 2030 bid
A bribery scandal engulfing last summer's pandemic-delayed Tokyo Games has thrown a dark cloud over Sapporo's 2030 bid and raised fresh questions in Japan about hosting the Olympics again.
www.france24.com
Exclusive: Japan businessman paid $8.2 million by Tokyo Olympics bid lobbied figure at center of French corruption probe
By Antoni Slodkowski, Nathan Layne, Mari Saito and Ami Miyazaki
www.reuters.com
마치며
언론의 소명은 진실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더탐사의 보도 내용이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일단 중요한 사회 현상에 대해 의혹이 있다면 이를 추적하고 취재해서 보도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물론이고, 조중동과 같은 메이저 언론들의 기사는 한 줄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겨우 나온 것이 일본 외무성 반박성명에 관한 기사입니다.
동아일보, “일본, IAEA에 100만 유로 건네” 韓 인터넷매체 보도에…日외무성 “가짜뉴스”, 이상훈 기자, 2023.6.22
더탐사의 보도 내용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비록 인체에 무해하고, 환경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결론이 내려지더라도, 객관적이어야 하는 검증 보고서에 외압을 가해 내용을 수정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범죄행위입니다.
더탐사의 후속보도와 일본정부의 대응이 기다려지는 지점입니다.
더탐사 추가 보도 내용
【230626】[긴급/IAEA 뇌물스캔들 딥스로트 추가 제보] “日 6월 15일 전 IAEA 최종보고서 사전 입수해 수정요구”
【230627】[탐사보도] IAEA-日 뇌물 거래용 최종보고서 표지 최초공개(IAEA-Japan final report cover for bribery trans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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